[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에 따른 내홍에 빠졌다.
‘소수 야당’ 신세가 된 국민의힘은 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선에서 40%를 넘긴 김문수 전 후보의 득표율이 오리혀 당의 쇄신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새 지도부 구성 등을 두고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의원총회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지아 의원은 5일 폐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은 그동안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이제는 다시 혁신과 쇄신의 시간인 만큼 현 지도부는 지체없이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새 지도부 구성은 기존 당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의 대립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전 후보의 당권 도전까지 거론되면서 갈등 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 전 후보의 대선 득표율에 기반해 ‘김문수 당대표 도전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전 후보는 대선에서 41.15%를 득표한 데다 특히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대구 67.62%, 경북 66.87%)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압도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김 전 후보는 서울에서도 41.55%를 득표했다.
김 전 후보 측에서는 '후보의 경쟁력으로 선전했다'는 주장을 펼칠 논거를 갖게된 것이다. 향후 김 전 후보가 친윤계와 손을 잡고 당권에 도전할 한동훈 전 대표 측을 견제할 수도 있다. 김 전 후보 쪽은 대선 운동 과정에서 친윤계와 불편한 관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한덕수 전 총리로 후보를 교체하려 했던 일을 계기로 양쪽은 강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실제 김 후보는 대선이 끝난 뒤 곧바로 관악산에서 운동하는 영상을 올렸고 대선 후보 기자 공보방을 없애지도 않아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5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김문수 후보가 정계 은퇴를 하겠다든지 이런 이야기는 없었다”며 “김 전 후보가 캠프 해단식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한 부분을 지켜볼 때 정치의 끈을 놓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당원들이나 일반 국민의 뜻이 어디로 모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본다”고 말해 김 전 후보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김 전 후보의 지역별 지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국민의힘 위로는 저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는 모양새이다.
이번 대선에서 김 후보의 부산 지역 지지율은 51.39%인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얻었던 지지율보다 6.85%포인트 빠졌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40.14%로 20대 대선(38.15%)보다 소폭 올랐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 처음으로 부산 득표율 40% 벽을 뚫었다. 경남 거제 출신인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대선에서 39.87%를 기록했을 뿐이다.
제22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국민의힘에 패배한 민주당이 1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서울도 서초, 강남, 송파, 용산 등 2024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선전한 지역구를 제외하면 모두 이재명 대통령보다 뒤졌고 경기도(이재명 52.2%, 김문수 38.4%)에서는 참패했다.
게다가 보수세력의 다른 한 축인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 관점에서 합당이나 지방선거 협력도 '계륵'처럼 여겨질 정도다.
이준석 후보는 20대와 30대 남성에서만 의미있는 지지율을 기록했을 뿐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동탄에서도 13.99% 득표에 그쳐 선거비 보전(15%)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이 김 후보의 41.15% 득표율을 근거로 당 쇄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장차 ‘TK 자민련’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 참패와 2028년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에서 밀리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회복하지 못하면 자칫 대구경북 지역에 고립될 수도 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 모두가 정신 승리할 수 있는 41.15%가 나와서 각자 지지율 해석 투쟁에 들어갔다”며 “이게 점점 국민의힘 쇄신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번 대선에서 TK를 제외하고는 수도권 거의 전멸, 강원도도 (지지율이) 완전히 줄어들었고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도 민주당이 40%가 됐다면 도대체 다음 선거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번 거제시장 선거도 그렇고 부산 교육감도 다 졌는데 잘못하면 국민의힘 보고 옛날에 영남 자민련이라고 그랬는데 이제는 영남 자민련도 아니고 잘하면 이제 TK 자민련 되겠다”라고 진단했다. 김대철 기자
‘소수 야당’ 신세가 된 국민의힘은 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선에서 40%를 넘긴 김문수 전 후보의 득표율이 오리혀 당의 쇄신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을 나와 원내대표실로 향하며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새 지도부 구성 등을 두고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의원총회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지아 의원은 5일 폐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은 그동안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이제는 다시 혁신과 쇄신의 시간인 만큼 현 지도부는 지체없이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새 지도부 구성은 기존 당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의 대립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전 후보의 당권 도전까지 거론되면서 갈등 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 전 후보의 대선 득표율에 기반해 ‘김문수 당대표 도전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전 후보는 대선에서 41.15%를 득표한 데다 특히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대구 67.62%, 경북 66.87%)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압도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김 전 후보는 서울에서도 41.55%를 득표했다.
김 전 후보 측에서는 '후보의 경쟁력으로 선전했다'는 주장을 펼칠 논거를 갖게된 것이다. 향후 김 전 후보가 친윤계와 손을 잡고 당권에 도전할 한동훈 전 대표 측을 견제할 수도 있다. 김 전 후보 쪽은 대선 운동 과정에서 친윤계와 불편한 관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한덕수 전 총리로 후보를 교체하려 했던 일을 계기로 양쪽은 강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실제 김 후보는 대선이 끝난 뒤 곧바로 관악산에서 운동하는 영상을 올렸고 대선 후보 기자 공보방을 없애지도 않아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5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김문수 후보가 정계 은퇴를 하겠다든지 이런 이야기는 없었다”며 “김 전 후보가 캠프 해단식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한 부분을 지켜볼 때 정치의 끈을 놓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당원들이나 일반 국민의 뜻이 어디로 모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본다”고 말해 김 전 후보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 전 후보의 지역별 지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국민의힘 위로는 저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는 모양새이다.
이번 대선에서 김 후보의 부산 지역 지지율은 51.39%인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얻었던 지지율보다 6.85%포인트 빠졌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40.14%로 20대 대선(38.15%)보다 소폭 올랐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 처음으로 부산 득표율 40% 벽을 뚫었다. 경남 거제 출신인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대선에서 39.87%를 기록했을 뿐이다.
제22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국민의힘에 패배한 민주당이 1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서울도 서초, 강남, 송파, 용산 등 2024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선전한 지역구를 제외하면 모두 이재명 대통령보다 뒤졌고 경기도(이재명 52.2%, 김문수 38.4%)에서는 참패했다.
게다가 보수세력의 다른 한 축인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 관점에서 합당이나 지방선거 협력도 '계륵'처럼 여겨질 정도다.
이준석 후보는 20대와 30대 남성에서만 의미있는 지지율을 기록했을 뿐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동탄에서도 13.99% 득표에 그쳐 선거비 보전(15%)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이 김 후보의 41.15% 득표율을 근거로 당 쇄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장차 ‘TK 자민련’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 참패와 2028년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에서 밀리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회복하지 못하면 자칫 대구경북 지역에 고립될 수도 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 모두가 정신 승리할 수 있는 41.15%가 나와서 각자 지지율 해석 투쟁에 들어갔다”며 “이게 점점 국민의힘 쇄신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번 대선에서 TK를 제외하고는 수도권 거의 전멸, 강원도도 (지지율이) 완전히 줄어들었고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도 민주당이 40%가 됐다면 도대체 다음 선거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번 거제시장 선거도 그렇고 부산 교육감도 다 졌는데 잘못하면 국민의힘 보고 옛날에 영남 자민련이라고 그랬는데 이제는 영남 자민련도 아니고 잘하면 이제 TK 자민련 되겠다”라고 진단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