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일본 '트럼프 관세' 15%로 방어, '15% 기준선' 한국 미국 통상협상 3가지 관전포인트
일본 '트럼프 관세' 15%로 방어, '15% 기준선' 한국 미국 통상협상 3가지 관전포인트
미국과 일본이 '관세율 15%'에 합의하면서 한미 통상협상의 윤곽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미일 통상협상 타결이 한국에도 대미 협상에서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한국이 '일본의 15%'보다 낮출 수 있을지, 이와 관련해 무엇을 대가로 내줄지 등에 쏠리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방금 일본과의 대규모 협정을 완료했으며 이는 아마도 역대 최대 규모의 협정일 것'이라며 '일본은 내 지시(my direction)에 따라 5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것이며 (미국이) 수익의 90%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처음 발표하면서 일본에 24%,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던 이달 초 1%포인트 인상된 25%를 통보한 바 있다.일본은 이날 미일 협상 타결로 이전에 통보받은 25% 관세율에서 10%포인트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셈이다. 관세율 15%는 미국이 이미 협상을 타결한 교역상대국 가운데 영국(10%)을 빼고 가장 낮은 수준이다.이제 관심은 급격히 한국 미국 통상 협상으로 향하고 있다.일본은한국과 산업·수출 구조가 유사해 한국의 대미 협상에도 중요한 '기준선' 구실을 할 공산이 크다. 일본이 15% 관세율에 합의한 만큼 한국 정부도 '15% 수준'에 합의에 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 정부는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를 열어 막판 협상 타결에 나선다.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도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도 5500억 달러(약 759조 원)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여기에 한국 정부는 에너지 수입, 조선 제조업 협업, 방위비 분담 등 추가 협상 카드를 준비해 왔다. 다만 농산물 시장 개방도 한때 검토했으나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 여부 '촉각'미국은 한미 협상에서도 한국의 대미투자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도 5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하면서 관세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미일협상에서 나온 '투자'가 미국 알래스카 LNG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일본과 미국이 합작 투자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한국 정부에도 알래스카 사업 투자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3일 YTN '뉴스나우'에서 '알래스카 주지사가 방한을 해서 '알래스카 LNG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많이 늘려달라' 등의 발언을 했다. 그리고 알래스카는 선거할 때마다 공화당 텃밭이었다'며 '트럼프 입장에서 트럼프 지지층이 주로 농산물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에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한국 정부도 대미 투자에 '일정 액수'를 약속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이 일본의 절반 수준인 점을 고려한다면 그에 비례한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할 가능성도 있다.또한 한국의 대미 투자는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이 앞장서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대기업은 이미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는데 그 규모를 늘리는 방식이 될 듯하다.다만 철강과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율은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도 문제다.스티븐 본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법무실장은 22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한미 무역 협상 전망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 자동차 산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엄청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202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누구든 철강과 자동차 산업을 강조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 미국은 그 두 산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수입 확대, 방위비 증액 등 '다른 카드' 효용성은한국과 일본이 산업과 수출 구조가 유사하지만, 한국 정부는 다른 협상 카드도 가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먼저 에너지 수입 확대가 논의되고 있다.정부는 석유 비축 계획에 따라 중동산 중질유를 미국산 경질유 등으로 대체할 예정이며 올해 목표 물량은 600만 배럴로 잡고 있다.아울러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다수의 미국 천연가스 공급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올해 장기 도입 계약이 만료되는 898만 톤 규모의 카타르·오만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미국산으로 대체하는 것 등을 통해 미국산 LNG 비중도 2배가량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9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와 함께 방위비·국방비 카드도 관세 협상에서 정부에 힘이 될 수 있다.정부는 미국산 무기를 추가 구매하거나 국방비를 증액하는 방식으로 관세율을 낮추는 이른바 '통상-안보 패키지 딜' 협상안도 마련해 왔다.통상, 안보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6일(현지시각)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비가 관세 협상과 연계될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이슈들이 서로 얽혀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다만 한국 정부는쌀·소고기 개방은 이번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정부는 애초 쌀·소고기 시장을 일부 미국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거센 반대 여론이 일었다.정부는 22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국내적으로 민감한 쌀·소고기 문제는 협상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대신 체리 등 미국이 요구하는 농산물 수입 검역 방식 변경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이미 협상을 타결한 국가들은 대부분 농산물 시장을 개방했다. 일본은 쌀 시장을, 인도네시아는 농산물 시장을, 영국은 소고기 시장을 개방했다.◆ 트럼프에 '선물' 안겨주고 관세율 인하 얼마나이번 미일 협상 타결로 트럼프 대통령은 다섯 나라와 무역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각 국가별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 정부의 대미 협상 전략을 가늠할 수 있다.5개국의 성적표는 제각각이다.영국(10%→10%), 베트남(46%→20%), 인도네시아(32%→19%), 필리핀(20%→19%), 일본(25%→15%)을 보였다.영국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 측이 기존에 제시했던 관세율 보다 낮아졌다. 영국의 관세율은 '보편 관세'로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기본적으로 부과되는 10% 관세다. 사실상 추가 관세를 매기지 않은 셈이다. 아울러 필리핀은 1%포인트 밖에 낮추지 못했지만 미국의 군사 협력 약속을 받아냈다.대신 이들 국가는 관세 인하를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일본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쌀을 비롯한 농산물과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인도네시아는 미국이 수출하는 자동차, 농산물, 의약품에 대한 각종 규제 적용을 면제하는 조건을 달았다. 필리핀은 미국과 자유 무역을 실시해야 하며 미국 제품에 무관세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베트남은 미국산 농산물에 시장을 전면 개방하고 일부 품목은 무관세로 수입하는 등 큰 폭의 양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국을 경유하는 중국 환적 물량에 4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도 동의하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 구상에 동참하는 모습도 보였다.영국은 에탄올·소고기·농산물·기계류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비관세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한국 정부도 이들 국가 사례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일 협상 타결을 두고 '그 부분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앞서 김 장관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관세 협상의 결과가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이 큰 만큼, 정부는 우리 산업 전반의 민감성 등을 면밀히 고려하여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 관세 조치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범정부 차원의 긴밀한 공조 하에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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