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나노 이하 반도체 단가 상승세 지속, AMD 퀄컴 포함 수주 '독점' 효과

▲ TSMC의 2나노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이 대형 고객사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TSMC 반도체 생산공정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의 1.4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단가가 하반기 양산을 앞둔 2나노 반도체 대비 50%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애플과 AMD에 이어 퀄컴과 구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고객사 수주를 독점한 효과가 강력한 가격 협상력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만 공상시보는 2일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 1.4나노 파운드리 가격이 웨이퍼(반도체 원판)당 4만5천 달러(약 6203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주력으로 활용되는 2나노 공정 반도체 단가는 웨이퍼당 3만 달러 안팎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약 50% 높아지는 수준이다.

공상시보는 “TSMC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은 첨단 반도체 시장 경쟁에 진입 장벽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주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인텔이 TSMC 미세공정 기술력을 따라잡기 어려워지며 자연히 첨단 파운드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데 따른 효과라는 의미다.

AMD와 미디어텍은 이미 차기 CPU 및 모바일용 프로세서에 TSMC 2나노 공정을 적용해 시험 생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상시보는 애플과 퀄컴도 내년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생산을 TSMC 2나노 파운드리에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이 자체 설계하는 인공지능 반도체도 마찬가지로 2027년부터 상용화하는 제품에 TSMC 2나노 공정을 선택했다.

TSMC가 3나노에 이어 2나노 공정도 양산을 시작하기 전부터 대형 고객사 수주를 사실상 독점해 강력한 협상력을 갖춰내게 된 셈이다.
 
TSMC 2나노 이하 반도체 단가 상승세 지속, AMD 퀄컴 포함 수주 '독점' 효과

▲ TSMC가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양산하는 제20 공장 예상 조감도.

주요 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자연히 TSMC 2나노 반도체 제조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생산라인을 확보하려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만약 앞으로 수요가 더 늘어난다면 TSMC가 추가로 가격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공상시보는 “TSMC 파운드리 단가 상승은 반도체 시장 경쟁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수준”이라며 첨단 반도체에 고객사 수요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2나노 공정이 상용화된 뒤 내년에 이를 활용하는 고객사 반도체 종류는 과거 5나노 공정이 도입된 이듬해와 비교해 4배 안팎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주요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첨단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TSMC는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해 대만에 신설하는 2곳의 2나노 반도체 공장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상시보는 TSMC가 신규 공장을 건설한 뒤 생산에 나서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역대 가장 짧아지며 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크다고 바라봤다.

TSMC가 이러한 노력으로 2나노 반도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한다면 삼성전자와 인텔이 수주 경쟁을 벌이기는 자연히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대만 경제일보는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신설한 반도체 공장도 이미 엔비디아와 애플, 퀄컴과 브로드컴, AMD의 파운드리 주문을 받아 포화상태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추가로 신설되는 3개 공장의 예상 반도체 생산물량 역시 이미 고객사들에 예약이 꽉 찬 상태로 강력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