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5대 발전사 가운데 가장 석탄 비중이 높은 한국남동발전에 긴장감이 돌 것으로 보인다. 6월 대선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석탄 화력 완전폐쇄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공약을 발표해서다. 

강기윤 남동발전 사장은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높이면서 그동안 높은 석탄 화력 비중으로 많은 이익을 내던 구조를 전략적으로 변화시키는데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석탄 발전 조기 폐쇄' 공약에 남동발전 긴장, 강기윤 석탄 발전 비중 1위 어떻게 하나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석탄 화력 비중으로 많은 이익을 내던 구조를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전 대표가 석탄화력 발전 폐쇄 기한을 현재보다 10년 앞당기겠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차기 정부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 변화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기후 악당 국가라는 오명을 벗겠다”며 “2040년까지 석탄 발전을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2021년 문재인 정부가 2050년까지 석탄 발전을 완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보다 10년을 더 앞당긴 것이다.

이 후보는 “보령과 태안, 당진에 위치한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이 지역을 태양광 및 풍력, 그린수소 등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전환하는 지역 지원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이 여당인 시절에도 정부는 이미 석탄화력 비중 축소를 추진해왔는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가장 앞서가는 이 후보가 더욱 강력한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올해 초 확정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8년 석탄의 발전량은 70.9테라와트시(Twh)로 전체 발전 비중의 10.1%를 차지하는 것으로 잡혔다. 2023년 184.9Twh로 31.4% 비중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선로 후퇴하는 것이다.

남동발전은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 가운데 석탄화력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차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따라 에너지 전환 속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어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동발전의 지난해 기준 전체 발전에서 기력(석탄 등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방식)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84.0%에 이른다. 동서발전 66.6%, 서부발전 63%, 중부발전 57%, 남부발전 49.8% 등과 비교해 가장 높다.

LNG까지 모두 포함하는 복합화력 발전의 비중은 5개 발전사 모두 90%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남동발전이 석탄화력에서 복합화력으로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남동발전은 석탄을 위주로 하는 기력 발전 비중이 높은 만큼 낮은 연료 단가를 기초로 5개 발전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남동발전의 원재료 매입 가운데 유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77.2%로 동서발전 58.8%, 서부발전 51.2%, 중부발전 47.3%, 남부발전 38.9%보다 높았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매출 6조6639억 원, 영업이익 5751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5.6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6.94% 늘어난 것이다.

석탄발전을 줄이겠다는 정부 에너지 정책으로 남동발전은 향후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애초 예상됐다. 이 후보가 대선 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화력발전 폐쇄 시기를 앞당기는 의지를 내놔 남동발전으로서는 석탄발전 비중 축소를 놓고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 됐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노후발전 6기 폐지 및 석탄발전 상한제약 등으로 인한 전력판매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강기윤 사장으로서는 에너지 전환에 더욱 속도를 높이면서도 재원 확보와 재무관리를 해야하는 만큼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에너지 전환에 따라 유연탄 보다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및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면서 발전사 이익 구조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막대한 시설투자 비용까지 들기에 재무 측면에서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영록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남동발전은 기존 발전소의 환경설비 보강 및 고성 LNG복합발전소 건설, 삼천포 5,6호기 LNG 전환, 분당복합 현대화사업 등을 위해 자본적 지출이 증가하며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다만 안정적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한 내부현금 창출을 통해 상당 부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LNG발전소 건설에 4조565억 원, 발전설비보강에 1조9847억 원,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7663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향을 내놓았다.

남동발전은 이와 관련해 "무탄소전원 설비 투자 관련 자원 배분으로 탄소중립 실행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대규모 해상풍력 중심의 신재생 투자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석탄 발전 조기 폐쇄' 공약에 남동발전 긴장, 강기윤 석탄 발전 비중 1위 어떻게 하나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왼쪽 앞줄 다섯번 째)이 2월 열린 '2025년 제1차 KOEN 녹색성장위원회'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강 사장은 지난해 11월 남동발전 9대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첫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문성과 관련해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그동안 남동발전 사장은 한국전력공사 출신이 임명되는 일이 많았다.

그런 만큼 강 사장은 향후 남동발전의 탈석탄 발전을 포함해 사업 역량을 보이기 위해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강 사장은 경남 창원 출신으로 LG전자 창원공장에서 노동자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85년 일신금속공업을 설립한 뒤 기업을 경영했으며 금오엔지니어링의 사장으로 일했다.

정계에 입문해 경남도의회 의원과 창원시 성산구 국회의원을 두 차례씩 지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뒤 한국남동발전 사장에 임명됐다.

강 사장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우선 석탄 화력을 줄이는 에너지 전환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안정적 수익원이었던 석탄 화력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책에 따른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으로 어려움에 처했다”며 “미래 지향적인 신규 사업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초에는 녹색성장위원회를 사장 직속으로 꾸려 무탄소전원을 확대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강 사장은 지난 2월에 열린 1회 녹색성장위원회에서 ”국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모든 직원이 창의와 도전 정신으로 무탄소전원 확대 및 혁신적인 기후테크 개발 등을 적극 추진하고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동발전은 신재생 에너지 설비용량 및 발전량에 있어서는 5개 발전사 가운데 높은 규모를 나타내는 등 에너지전환에 힘을 주고 있다. 다만 석탄 화력 비중이 5개 발전사 가운데 가장 높다는 점과 향후 정권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비해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보다 늘리기 위해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앞으로 삼천포 3, 4, 5, 6호기 및 영흥 1,2호기 석탄 화력 발전소 폐쇄와 대체 건설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