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터리 시장도 'LFP가 대세'로, LG엔솔 현지 선제대응 전략 빛 본다

▲ 미국 배터리 시장에서 LFP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지 공장에서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며 큰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주 홀랜드 단독 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는 리튬인산철(LFP) 기반 배터리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LFP 배터리 생산 체계를 구축하면서 선제 대응한 성과로 수요 증가에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인사이드EV 등 현지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사이드EV는 “미국에서 저렴한 전기차 및 미래 에너지저장장치에 핵심이 될 새로운 종류의 배터리 생산 체계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에서 최초로 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데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LFP는 중국 CATL과 BYD 등 기업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배터리 종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업체는 이와 다른 삼원계(NCM) 배터리를 생산한다.

삼원계 배터리는 LFP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와 무게, 주행거리 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생산 원가는 상대적으로 높아 중국 이외 시장에서 주로 쓰이고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의 가격 부담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소비시장도 위축되며 전기차에 LFP 배터리 채용을 적극 추진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의 경우 단가 경쟁력이 전기차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LFP 배터리가 널리 쓰였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이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도 수혜를 보기는 한계가 있었다. 중국이 관련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는 위치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LFP 배터리는 최근 5년 동안 관련 업계에서 ‘스타’로 떠올랐다”며 “사실상 모든 물량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LFP 배터리는 당초 미국에서 1990년대에 발명됐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이를 상용화하고 생산을 확대하는 데 좋은 성과를 내며 완전한 주도권을 가져가게 됐다.

인사이드EV는 이런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생산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던 LFP 배터리 생산 거점이 미국으로 되돌아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미국 배터리 시장도 'LFP가 대세'로, LG엔솔 현지 선제대응 전략 빛 본다

▲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 전시장 부스 사진.

에너지저장장치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으로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주로 쓰인다. 따라서 미국 신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에 따라 LFP 배터리 수요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

미국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은 전기차와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에 의존을 낮추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히 중국산 LFP 배터리 공급망에 의존을 낮추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LFP 배터리 양산은 현지의 수요 대응과 중국산 배터리를 대체하는 데 모두 기여할 수 있어 ‘일석이조’로 꼽힌다.

더구나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침체된 만큼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생산은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인사이드EV의 관측도 나왔다.

인사이드EV는 “미국 내 자동차 제조사들도 LFP 배터리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온쇼어링’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포드는 중국 CATL과 협력해 미국 내 공장에서 LFP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정부 보조금도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만약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LFP용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도 뛰어든다면 확실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인사이드EV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미국 공장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활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가 전기차 시장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됐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이드EV는 “LG에너지솔루션은 그동안 미국 내 배터리 생산 설비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왔다”며 “LFP 배터리 생산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