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3인체제 등장, 윤부근 신종균도 퇴진

▲ (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신임 DS부문 사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고동진 IM부문 사장.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리더십 위기에 대응해 경영진 세대교체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삼성전자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권오현 부회장을 뒤따라 사업부문장과 대표이사 등 주요보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김기남 사장과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이 사업부문장과 대표이사를 물려받는다.

세대교체로 이재용 부회장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하면서도 예측 가능한 경영진 승계로 대외적으로 안정적 경영시스템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1일 최근 DS부문장과 대표이사에서 사퇴를 결정한 권 부회장을 뒤따라 윤 사장이 CE부문장과 대표이사에서, 신 사장이 IM부문장과 대표이사에서 각각 물러난다고 밝혔다.

반도체총괄을 맡고 있는 김기남 사장이 DS부문장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김현석 사장이 CE부문장을, 무선사업부장인 고동진 사장이 IM부문장을 물려받는다.

삼성전자는 지금과 같이 3인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김기남 사장과 김현석 사장, 고 사장을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여러 불확실한 대외환경에 놓인 지금이 후임 경영진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윤 사장과 신 사장도 이에 동의해 대표이사에서 임기보다 1년 일찍 물러나며 후임 경영진들에 자리를 내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윤 사장과 신 사장은 삼성의 도전과 성취의 역사를 함께 한 데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며 후임자들이 미래 성장을 훌륭하게 이끌 것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남 사장과 김현석 사장, 고 사장은 모두 삼성전자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경력을 쌓은 기술전문가로 그동안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의 성장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가 대대적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가운데도 대표이사와 사업부문장의 역할과 의사결정 구조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변화 속의 안정’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3인체제 등장, 윤부근 신종균도 퇴진

▲ (왼쪽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도 세대교체를 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하지만 사외이사들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오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보이는 한편 가장 연장자인 이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 해 최대한 안정적 구조를 갖추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직쇄신으로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형선고와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기존 대표이사들의 사퇴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리더십 공백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신임 대표이사들의 어깨가 무겁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계열사들의 사장단인사도 이른 시일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조직쇄신 노력에 따라 기존 주요 경영진에도 대규모 세대교체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