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5월3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함께 주변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자20단독 김성우 부장판사는 최근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타워로 옮기라는 내용의 결정문을 롯데그룹 측에 보냈다.
신 명예회장은 현재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머무르고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 7월부터 신관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신 명예회장이 거처를 옮기지 않으면서 개보수 공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이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소공동 롯데호텔 본관 가운데 선택해 머무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뒀다.
그러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반대로 아직 거처를 옮기지 못했다.
당초 신 명예회장의 새로운 거처는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을 맡은 사단법인 선이 결정할 예정이었다. 사단법인 선이 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거처를 정하려 했으나 롯데그룹과 신 전 부회장 측이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법원이 맡게 됐다.
김성우 부장판사는 판결을 위해 9월 롯데호텔 신관과 잠실 롯데월드타워, 신 전 부회장 측이 마련한 서울 모처의 주택을 직접 방문하고 신 명예회장에게 직접 의사를 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18일 양측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전달받은 뒤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최종적인 적합 거주지로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또 신격호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인 사단법인 선이 신 명예회장의 주주권을 대리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7월 사단법인 선이 서울가정법원에 낸 한정후견인 대리권 범위변경 청구를 인용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신 명예회장이 재산과 신상에 관한 적정한 의사결정이나 문제해결 능력이 매우 부족한 상태인 사실 등과 신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에서 주주권 행사에 대해 명시적으로 정한 것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인용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신 명예회장이 주주권 등 중요 재산권을 적정하게 행사할 수 없는 정신적 상태에 있는 점, 주주권 행사에 청구인이 관여하게 된다 하더라도 경영권 분쟁 중인 친족들과 달리 신 명예회장의 의사를 가장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사람에게 대리하게 하는 것인 점 등을 종합해보면 주주권에 관한 동의권과 대리권을 행사하게 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