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가 TSMC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전하며 반도체 공급 단가 상승에 힘이 실리고 있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사용되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이미지.
엔비디아가 TSMC의 반도체 생산 물량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차기 2나노 파운드리도 선점을 노리며 가격 인상에 갈수록 유리한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대만 공상시보는 19일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가 파운드리 단가를 10% 인상할 계획을 세우며 반도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특히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제조되는 4나노 반도체 가격은 약 30% 높여 받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공장 증설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됐다. 대만 공장과 비교해 건설비와 인건비, 운영비 등이 훨씬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TSMC의 파운드리 가격 책정에 만족한다는 의견을 전하며 이러한 추세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공상시보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최근 웨이저자 TSMC 회장을 비롯한 대만 주요 IT업체 경영진과 만찬에서 “(TSMC의 파운드리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TSMC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엔비디아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젠슨 황 CEO는 TSMC의 반도체 공급 단가가 모든 고객사에 일정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일부 대형 고객사가 특혜를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상시보는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통해 엔비디아가 이미 TSMC 2나노 공정으로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제조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2나노와 같은 최신 공정은 자연히 기존 파운드리 기술과 비교해 큰 폭의 단가 인상이 불가피한데 엔비디아와 논의가 이미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이처럼 TSMC의 파운드리 단가 인상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전한 것은 이러한 첨단 반도체 생산 물량을 충분히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애플과 AMD, 인텔과 퀄컴, 미디어텍 등 다른 대형 고객사도 TSMC 반도체 생산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드는 만큼 엔비디아가 적극적으로 가격 인상을 받아들여 원활한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결국 TSMC도 엔비디아의 적극적 구애에 자신감을 찾아 파운드리 단가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상시보는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고객사에 파운드리 단가 인상이 주는 부담은 더 크다”며 “그러나 기술 우위를 고려하면 TSMC와 협력 강화가 충분히 가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