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다음 달 발표할 1분기 실적이 낮아진 시장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패션부문 부진이 전사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윌리엄 김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총괄하다 실적 부진 속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패션 부문만을 도맡게 됐다. 이에 그룹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윌리엄 김 대표가 가시적 실적 성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할 시점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윌리엄 김 대표가 내수 소비 침체와 고환율이라는 2중고를 겪고 있는 패션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시장기대치는 9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치대로라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68억 원으로 전년보다 45% 꺾인 감소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3개월 전 컨센서스 130억 원보다도 35% 줄어든 수치다.
더욱이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52억 원, 61억 원으로 시장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추정하고 목표주가를 14.3%(1만2천 원), 19.2%(1만500원) 내렸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이토록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향한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는 것은 내수침체로 국내 패션업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원/달러 고환율 기조까지 더해져 주력사업인 패션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뒷걸음질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6년 유명 해외 패션 브랜드를 수입해 국내 유통하는 사업에서 출발한 회사로 매출 대부분이 내수에서 나오고, 높은 가격대의 수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내수 중심의 패션업체들 가운데도 국내 소비 위축과 고환율 환경으로 받는 타격이 더 크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고가의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예상보다 매출 회복이 더딘 데다 달러 강세 기조 장기화로 수입 브랜드 매입 원가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기존 해외 메가 브랜드들의 한국 직진출 등으로 실적 가시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크게 패션, 코스메틱(화장품), 생활용품(라이프스타일) 등 3개 부문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부문별 매출 비중은 패션 50.7%, 뷰티 31.7%, 라이프스타일 17.7%를 차지한다.
윌리엄 김 대표는 2023년 1월 총괄대표이사에 선임돼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단독으로 이끌다 지난해 10월 말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앤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임하게 되면서 패션 부문만 도맡게 됐다.
윌리엄 김 대표는 1972년생으로 콜로라도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에서 리테일·디지털 수석부사장을 지낸 글로벌 브랜드 전문가다.
당시 윌리엄 김 총괄대표 체제아래 부진했던 실적을 고려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패션업계 부진이 이어지며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이 크게 악화하자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추구하기 위한 그룹의 조치라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 부진 속에서도 코스메틱 부문은 단단한 외형성장세를 유지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 성장했을 것”이라며 “수입 브랜드 일부의 채널 축소 영향이 있었지만, 어뮤즈 연결 효과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브랜드들의 성장이 이를 상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뮤즈는 지난해 윌리엄 김 총괄대표 체제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분 100%를 713억 원에 사들인 비건 색조 브랜드다. 높은 글로벌 인지도와 다수의 젊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윌리엄 김 대표는 신세계그룹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인물이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백화점부문 디지털앤글로벌총괄을 맡은 신세계에서 모두 41억5400만 원을 받아 정유경 신세계회장이 신세계로부터 받은 보수 35억9600만 원을 뛰어넘었다. 그룹이 윌리엄 김 대표에게 거는 기대의 수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1153억 원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윌리엄 김 대표가 수장에 오른 2023년 487억 원으로 57.7%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윌리엄 김 대표가 지난해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낸 것을 놓고는 업황 악화와 브랜드 이탈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패션과 뷰티를 총괄한 탓에 온전한 역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전문 분야인 패션 부문에서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윌리엄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빠르게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지윤 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부터 비용 감축 및 기저효과에 따른 이익 성장전환을 예상하나 전사 영업이익률이 3% 안팎인 상황에서 실질적 수익성향상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 김 대표는 업황 둔화 속에 비용 감축을 통해 수익성 기반을 다지며 국내 의류 경기 회복 시점에 큰 폭의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김 대표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전사적 사업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모든 비용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구조화해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윌리엄 김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총괄하다 실적 부진 속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패션 부문만을 도맡게 됐다. 이에 그룹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윌리엄 김 대표가 가시적 실적 성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할 시점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윌리엄 김 패션부문 대표이사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실적 개선을 통해 그룹 최고 대우를 받는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부문 대표이사.
윌리엄 김 대표가 내수 소비 침체와 고환율이라는 2중고를 겪고 있는 패션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시장기대치는 9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치대로라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68억 원으로 전년보다 45% 꺾인 감소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3개월 전 컨센서스 130억 원보다도 35% 줄어든 수치다.
더욱이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52억 원, 61억 원으로 시장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추정하고 목표주가를 14.3%(1만2천 원), 19.2%(1만500원) 내렸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이토록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향한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는 것은 내수침체로 국내 패션업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원/달러 고환율 기조까지 더해져 주력사업인 패션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뒷걸음질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6년 유명 해외 패션 브랜드를 수입해 국내 유통하는 사업에서 출발한 회사로 매출 대부분이 내수에서 나오고, 높은 가격대의 수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내수 중심의 패션업체들 가운데도 국내 소비 위축과 고환율 환경으로 받는 타격이 더 크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고가의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예상보다 매출 회복이 더딘 데다 달러 강세 기조 장기화로 수입 브랜드 매입 원가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기존 해외 메가 브랜드들의 한국 직진출 등으로 실적 가시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크게 패션, 코스메틱(화장품), 생활용품(라이프스타일) 등 3개 부문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부문별 매출 비중은 패션 50.7%, 뷰티 31.7%, 라이프스타일 17.7%를 차지한다.
윌리엄 김 대표는 2023년 1월 총괄대표이사에 선임돼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단독으로 이끌다 지난해 10월 말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앤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임하게 되면서 패션 부문만 도맡게 됐다.
윌리엄 김 대표는 1972년생으로 콜로라도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에서 리테일·디지털 수석부사장을 지낸 글로벌 브랜드 전문가다.
당시 윌리엄 김 총괄대표 체제아래 부진했던 실적을 고려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패션업계 부진이 이어지며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이 크게 악화하자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추구하기 위한 그룹의 조치라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 부진 속에서도 코스메틱 부문은 단단한 외형성장세를 유지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 성장했을 것”이라며 “수입 브랜드 일부의 채널 축소 영향이 있었지만, 어뮤즈 연결 효과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브랜드들의 성장이 이를 상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뮤즈는 지난해 윌리엄 김 총괄대표 체제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분 100%를 713억 원에 사들인 비건 색조 브랜드다. 높은 글로벌 인지도와 다수의 젊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부문 대표이사가 3월20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제2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하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1153억 원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윌리엄 김 대표가 수장에 오른 2023년 487억 원으로 57.7%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윌리엄 김 대표가 지난해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낸 것을 놓고는 업황 악화와 브랜드 이탈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패션과 뷰티를 총괄한 탓에 온전한 역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전문 분야인 패션 부문에서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윌리엄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빠르게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지윤 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부터 비용 감축 및 기저효과에 따른 이익 성장전환을 예상하나 전사 영업이익률이 3% 안팎인 상황에서 실질적 수익성향상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 김 대표는 업황 둔화 속에 비용 감축을 통해 수익성 기반을 다지며 국내 의류 경기 회복 시점에 큰 폭의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김 대표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전사적 사업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모든 비용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구조화해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