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포스트 반도체'로 로봇 키운다, 개인·기업용 서비스로봇부터 휴머노이드까지 제품군 확장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차세대 로봇 사업에 투자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로봇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선다.

삼성전자는 올 여름 가정용 서비스 로봇 ‘볼리’를 출시하며 일반 소비자 로봇 시장에 첫 진출한다. 회사는 또 최근 개인 및 기업용 서비스 로봇과 관련한 다양한 특허를 출원하며 제품군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위한 국내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와 국내외 로봇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해외 로봇 기업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올 여름 출시할 가정용 로봇 ‘볼리’에 이어 다양한 로봇 제품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7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특허번호 ‘WO2025079821’로 등록된 삼성전자 특허를 보면, 회사는 공항이나 고층건물, 대형마트 등에서 안내와 배달 등을 수행하고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특허는 통신 기술을 활용해 로봇이 스스로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핵심이다.
 
삼성전자 '포스트 반도체'로 로봇 키운다, 개인·기업용 서비스로봇부터 휴머노이드까지 제품군 확장

▲ 삼성전자가 2025년 4월17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서비스 로봇 특허 이미지. <삼성전자 특허 갈무리>


기존 로봇은 카메라나 센서를 통해 사물과 자신의 위치를 인지했지만, 고층건물에서 자신이 몇 층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전자가 특허를 낸 로봇은 층마다 존재하는 와이파이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층수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더 넓고 높은 건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서비스 로봇의 센서 오작동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10일 삼성전자는 WIPO에 3차원 빔 프로젝터를 장착한 채 움직일 수 있는 공 모양의 로봇 기기와 관련한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 번호는 WO2025075482다.

해당 특허 내용을 보면, 공 모먕의 로봇 프로젝터는 화면을 투사하는 위치를 360도로 조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조정 가능하며, 컴퓨터와 연동돼 자동차 게임이나 비행 시뮬레이션을 할 때 자동으로 화면을 맞춰 조정해준다.

바퀴를 달고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빔 프로젝터 로봇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카메라와 스피커 장착 가능성도 언급됐다.
 
삼성전자 '포스트 반도체'로 로봇 키운다, 개인·기업용 서비스로봇부터 휴머노이드까지 제품군 확장

▲ 삼성전자가 2025년 4월10일 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 출원한 빔프로젝터 로봇 특허 이미지. <삼성전자 특허 갈무리>


애플, 구글, 메타 등 경쟁사들이 아직 가정용 인공지능(AI) 로봇의 구체적 출시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 여름 가정용 AI 로봇 '볼리'를 먼저 출시한다.

볼리는 구글의 AI ‘제미나이’가 적용됐다.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날씨, 요리, 일정 등 다양한 질문에 답할 수 있다. 또 스피커 기능도 제공해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화면을 투사하는 프로젝터 기능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로봇 사업 투자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회사는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3500억 원을 투자해 이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 삼성전자의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 로봇 시뮬레이션 스타트업 ‘브이심’과 국내 로봇 센서 기업 ‘에이딘로보틱스’ 투자에도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로봇을 ‘포스트 반도체’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추가 대규모 인수합병도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은 앞으로 급성장할 유망 산업 가운데 하나이며, 모든 빅테크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역량을 살리고자 한다면, 충분히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