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은 중국의 기술 발전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엔비디아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 사진.
중국이 딥시크 출시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증명한 상황에서 이번 규제로 화웨이와 SMIC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18일 논평을 내고 “엔비디아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 정부의 협상 테이블에 올라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정부의 공세는 여러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던 H20을 비롯한 저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도 별도 승인을 받아야만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새 규제를 도입했다.
엔비디아가 미국에서 5천억 달러 규모 인공지능 서버 생산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 정부에서 모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은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에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중국과 무역 협상에 압박을 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이런 전략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중국이 미국과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규제는 시간을 버는 데 불과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중국이 자체 개발 인공지능 서비스인 딥시크로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대폭 따라잡았다는 점을 증명한 만큼 반도체와 같은 하드웨어 추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정부의 엔비디아 반도체 공급 규제를 계기로 중국이 화웨이와 SMIC 등 자국 기업의 기술 발전을 더 강력하게 지원하며 대안을 마련하려 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엔비디아를 충분히 대체할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몇 년 남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관측도 나온다”며 “트럼프 정부 수출 규제의 효과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가 이번 규제로 실적에 받을 타격까지 고려한다면 중국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리는 일은 더욱 불리해질 수도 있다.
결국 트럼프 정부의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는 자충수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장기판의 말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 불러온 혼란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