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벼에 비소 함유량 높인다, 쌀 주식 국가에 암 발병률 상승 요인

▲ 7일 태국 방콕에 위치한 한 재래 시장에서 쌀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 고온과 대기중 이산화탄소(CO2) 농도 증가가 겹치면 쌀알의 비소 함량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쌀을 주식으로 삼는 국가에서는 발암물질로 지정된 비소 섭취 증가로 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16일(현지시각) 인사이드클라이밋뉴스는 의료학술지 ‘랜싯’ 자매지 랜싯지구건강(LPH)에 등재된 논문을 인용해 “기후변화가 쌀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각각 섭씨 2도 및 200ppm(100만 분의 1)씩 조정해 가며 13종의 쌀 재배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기간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6년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고온 및 이산화탄소 고농도 조건에서 비소 함량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하나의 변수만 바꿨을 때는 비소 함량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지만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동시에 높이자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루이스 지스카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식물생리학 부교수는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함께 높이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쌀의 독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벼가 토양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과정에 비소가 유입된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온도 및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이 토양에 생지화학 변화를 가져와 무기 비소 함유량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전해졌다. 

무기 비소는 비소가 산소나 염소 등 다른 원소와 결합한 화합물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아래 국제 암 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연구진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2050년까지 암 발생 및 건강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컬럼비아대와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산하 학술연구소(CLF)가 해당 연구를 수행했다. 중국과학원 토양과학연구소(CAS)를 비롯한 중국 연구진도 참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