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빠르게 올랐던 코스피가 3200선에서 숨고르기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추가적인 반등을 위해선 동학개미(국내주식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동학개미들은 여전히 머뭇거리는 모양새다.
 
코스피 7일간 3200선 횡보, 개인투자자 '국장 귀환' 재촉할 테마 나타날까

▲ 증시가 강하게 상승하는 와중에도 동학개미가 참여를 머뭇거리면서 코스피가 횡보세에 갇혔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0.71% 오른 3210.81에 마감했다.

6월 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상승흐름을 이어가던 코스피는 이로써 약 일주일 동안 3200선에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4일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5조735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투자자가와 개인투자자는 각각 5조7130억 원어치, 292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의 상승은 대부분 외국인이 이끈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수가 크게 반등하는 와중에도 개인은 선뜻 나서지 않은 것인데, 2020년 코로나19 당시 유동성 장세에 개인이 증시에 적극 참여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던 모습과는 대비된다.

여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우선 강력한 대체재인 미국증시의 강세를 들 수 있다.

나스닥과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줄곧 경신하면서 아직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증시에서 국내로 돌아오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숙원이던 자본시장 개혁 조치가 현재 답보세에 있는 점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상법개정 드라이브가 추진됐지만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유예기간이 부여된 상태다.

또한 현재 여당은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에서 배임의 형법상 책임을 빼는 방향도 논의하고 있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아직까진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증시의 개혁 조치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확신이 아직 서지 못한 것인데, 증권가에선 향후 코스피 추가 반등에는 개인들의 국내증시 복귀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코스피 7일간 3200선 횡보, 개인투자자 '국장 귀환' 재촉할 테마 나타날까

▲ 정부와 여당은 본래 이사가 주주 이익을 해칠 시 형법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유화적인 태도도 보이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 부족은 향후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 짚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유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이달 중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이제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31%)을 부동산(23%)보다 우호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가 실시된 이후 처음으로 주식이 부동산을 넘어선 것이다.

또한 6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258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줄곧 경신하고 있는데, 국내증시가 미국증시보다 매력도를 높이면 이 자금이 국내로 귀환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 자금이 일부만 국내로 오더라도 엄청난 상승동력이 열릴 수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국내증시가 그동안 잃어왔던 신뢰도를 점차 회복함과 동시에 다양한 투자옵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일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참여가 본격 활성화될 경우 증시를 이끌 주도 업종은 여전히 주주가치 제고 테마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연구원은 “향후 개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구간이 나타나면 주도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구도상으로는 주주권 강화 관련 업종과 종목들이 유력하다”고 판단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