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남매 싸움 법정으로,  윤상현 윤여원 '3자 간 경영합의' 효력 있나

▲ 2일 건강기능식품업계에 따르면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일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법적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경영 불확실성도 장기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 콜마그룹의 가족 간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사장(49)과 친오빠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51)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창업주인 아버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78)이 아들에게 증여했던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일 대전지방법원은 윤여원 사장이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행위 유지 등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콜마그룹은 창업주인 윤 회장이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아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각각 경영해왔다. 올해 4월 윤 부회장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선임하려고 하면서 남매 간 다툼이 시작됐다.

윤여원 사장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한 것은 기존 경영합의에 반할 뿐 아니라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성과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안정성까지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쟁점은 윤 회장의 자녀들이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각각 맡기로 한 ‘3자 간 경영합의’의 법적 효력이다. 이 합의는 윤 회장이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에게는 한국콜마와 콜마홀딩스를, 장녀 윤여원 사장에게는 콜마비앤에이치를 맡기고 자신은 그룹 전체를 조율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 경영합의가 실제로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향후 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다.

사실상 경영권 분쟁 결과가 법원의 손에 달린 만큼 완전한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가족간 별도 합의가 없다면 시간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가족간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콜마 남매 싸움 법정으로,  윤상현 윤여원 '3자 간 경영합의' 효력 있나

▲ 윤동한 콜마홀딩스 회장(사진)이 아들인 윤상현 부회장에게 증여주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청구하면서 가족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윤 회장도 분쟁에 직접 개입한 상태다. 그는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증여계약을 어겼다며 주식 반환 소송까지 제기했다.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자녀 간 갈등’에서 ‘부자 간 법적 분쟁’으로 확전된 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윤여원 사장이 실적 개선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데는 구조적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경영권 갈등이 단순한 내부 충돌을 넘어 여론전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재무성과 역시 경영진의 역량보다는 분쟁에 따른 외부 변수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영진 교체 가능성 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환경에서는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 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고 이는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콜마홀딩스 측은 윤여원 사장의 자체 브랜드 사업을 문제 삼고 나섰고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정상화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영업이익이 2020년 956억 원에서 지난해 239억 원으로 75% 급감했고,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2조1242억 원에서 4259억 원으로 줄어든 것은 단순한 시장 요인이 아니라, 윤 대표의 독단적인 경영과 전략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라며 “콜마비앤에이치의 B2C 브랜드 사업도 수익성과 본업 연관성이 떨어지며 회사의 성장 전략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콜마비앤에이치는 “단순 매출 또는 영업이익 수치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기업 실적은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최근 수년간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에 집중해 온 만큼 단기 수치만으로 경영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물론 콜마비앤에이치도 기업설명회(IR)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영업이익을 개선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실제 콜마비앤에이치는 4월과 5월 월별 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그동안 월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던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 행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25년 연결 기준으로 4월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2.7% 증가한 35억8100만 원, 5월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0% 늘어난 35억7400만 원을 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1일 열린 IR에서 “4월과 5월 실적을 공시한 이유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6월 실적 흐름도 좋아서 올해는 목표 영업이익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