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에 아시아 통화 투자 대안 부각, 골드만삭스 "원화 추가 강세 예상"

▲ 홍콩에 위치한 외환 거래소 앞을 2015년 8월13일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원화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투자은행 및 증권사 전망이 나왔다. 

미국 달러화 약세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 통화가 대체 투자처로 부각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증권사 골드만삭스와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가장 큰 통화 후보로 원화를 지목했다. 

원화 가치가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점이 가치 상승 전망의 근거로 꼽혔다. 

블룸버그가 주요 신흥국 환율의 10년 이동평균선을 바탕으로 매긴 실질실효환율(REER) 표준점수(Z-Score)에서 한국 원화는 마이너스 2.29점으로 가장 낮게 평가됐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0개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다른 국가의 화폐와 비교해 구매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저렴한 원화에 투자가 늘면 앞으로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는 “많은 글로벌 펀드가 5월 들어 원화표시채권을 사들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권 통화에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4월 초 관세 발표 이후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 아시아 통화에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아시아 통화 지수는 4월 바닥을 찍은 뒤 현재까지 3% 가량 상승했다. 대만달러와 같은 경우 5월 들어 가치가 10% 가까이 평가절상됐다. 

중국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 및 미국과 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인다는 점도 아시아 각국 투자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꼽혔다.

UBS그룹 자산관리 부문의 도미닉 슈나이더 외환 책임자는 “아직 많이 오르지 않은 통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며 “아시아 일부 통화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저렴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12일 오전 11시30분 기준 1달러당 1399.57원으로 집계됐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