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실리콘 한화의 '지분 100% 인수' 제안 수용 방침, 이사회 "자금 조달처 못 구해"

▲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에 위치한 REC실리콘 공장에 화학 물질을 실은 탱크가 주차돼 있다. < REC실리콘 >

[비즈니스포스트] 노르웨이 태양광 소재 기업 REC실리콘 ASA(이하 REC실리콘) 이사회가 한화그룹의 지분 100%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파산 위기에 놓인 REC실리콘이 다른 자금 조달처를 구하지 못해 한화가 인수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각) 태양광 전문매체 PV버즈에 따르면 REC실리콘 이사회는 한화그룹의 인수 제안은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올해 4월 REC실리콘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지분 100%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은 올해 3월31일 기준 REC실리콘 지분을 각각 12%와 21.33% 들고 있다고 공시했다. 합산 지분 33.33%로 최대 주주에 올랐다. 

PV버즈에 따르면 6월 말 한화는 약 41.5% 지분을 확정했다. 

여기에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기업을 완전히 인수하겠다는 안을 REC실리콘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는 주당 매입 가격을 2.20크로네(약 317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REC실리콘 이사회는 “한화의 제안은 기업 가치를 저평가한 것”이라면서도 “한화가 가진 재무적 영향력으로 대체 자금 조달이나 대응 전략을 찾을 수 없었다”라고 입장을 냈다. 

REC실리콘은 태양광 설비에 기초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회사이다.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큐셀부문)은 당초 REC실리콘에서 폴리실리콘을 조달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앞서 한화그룹이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REC실리콘은 기술력 부족으로 한화솔루션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REC실리콘은 폴리실리콘 공장을 일부 폐쇄해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했다. 그러자 한화그룹이 대주주로서 지분 100%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일부 투자자는 한화의 인수를 반대했지만 REC실리콘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PV버즈는 “한화의 재정 지원이 없으면 REC실리콘은 파산할 수도 있다”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