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미국 국방부 미사일 방어망 수주 유력, 위성 구독료 내고 쓸 가능성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오른쪽)가 3월1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국방부의 미사일 방위 시스템 사업에 입찰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정부가 스페이스X 소유 위성을 구독료만 내고 사용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군수 기업인 안두릴, 팔란티어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로이터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6명 취재를 통해 “스페이스X가 국방부에 미사일 방어망 수주에 유력 업체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일명 ‘황금 돔(Golden Dome)’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시스템에 스페이스X는 400개에서 1천 개의 미사일 방어 위성을 배치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와 드론 제작사 안두릴이 스페이스X와 협업해 핵심 부품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 기업 관계자가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와 접촉했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27일자 행정명령을 통해 미사일 공격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이를 방어하는 사업에 스페이스X와 안두릴, 팔란티어가 함께 참여하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역할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도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혔다. 

로이터는 “미 국방부가 스페이스X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일론 머스크를 존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안보부문 정부 관계자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독 모델’로 제공하는 방안을 두고 국방부를 설득하고 있다는 점도 알려졌다. 

정부가 시스템을 소유하는 대신 기업에 일정 사용료를 정기적으로 지불하는 방식으로 방위 자산을 사용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으로부터 제품이나 서비스를 조달받으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를 우회할 수 있어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하는 장점이 있다. 

스페이스X가 미사일 방어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로켓과 위성 다수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혔다. 

반대로 비용을 적게 쓰면서 방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스페이스X는 미사일 탐지에 필요한 예비 위성을 설계 및 제조하는 데만 최대 100억 달러 비용이 필요하다고 내다본다. 전체 방어망 사업 규모는 수천억 달러로 추산된다. 

정부 방위 체제가 구독 형식으로 운용되는 건 이례적이며 정부가 가격 통제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국방부 내부 우려도 전해졌다. 

다만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로이터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