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발생한 해양 폭염에 백화된 동남아시아 해역 일대 산호초를 잠수부들이 관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각) 스페인 ‘마요르카 지중해 고등연구소’와 영국 레딩대학교 등이 합작해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기후변화 영향에 해양 수온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등재됐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을 구축해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해양 수온 변화값을 산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수온 상승량은 평균 1도로 관측됐으나 지역에 따라 몇 배 이상 높은 상승치가 관측된 곳도 많았다.
특히 기후변화 영향이 극심하지 않았던 1940년대 이전에는 해양 폭염 발생 일수는 평균 15일이었으나 2020년대 들어서는 약 50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양, 열대 대서양, 서태평양 등 기후변화 영향이 강하게 나타난 일부 지역은 평균 80일로 5배 이상 늘었다.
마르타 마르코스 마요르카 지중해 고등연구소 박사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지중해에서는 수온이 5도 이상 올라가 끔찍한 해양 폭염이 발생하고 있다”며 “물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은 마치 끓는 물에 들어간 것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따뜻해진 바닷물은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을 넘어 해양에서 발생하는 폭풍에도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해 내륙에 사는 사람들에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2023년에 발생해 1만1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리비아 홍수도 지중해 수온 상승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진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중해 수온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지역에 따라 최대 5.5도 높아졌으며 이에 홍수가 발생할 확률도 약 50배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르코스 박사는 “유일한 해결책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행위를 줄이는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 안에 갇힌 열의 90% 이상이 바다에 저장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