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화 금융계열사의 ‘종합금융그룹’ 청사진이 구체화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생명은 금융계열사 가운데 비어 있던 여신금융 자리를 애큐온캐피탈 인수로 채워 업권별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한화투자증권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시장 역량도 강화한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한화 금융계열사들이 통합 브랜딩과 계열사 시너지 창출에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을 놓고 볼 때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청사진이 뚜렷해졌다고 평가한다.
1일 한화생명은 애큐온캐피탈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한화생명은 사모펀드(PEF)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센트로이드)와 손잡고 애큐온캐피탈 지분을 공동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한화생명은 애큐온캐피탈이 지분 100%를 보유한 애큐온저축은행도 손자회사로 품는다.
앞서 6월 애큐온캐피탈 최대주주인 EQT파트너스는 한화생명을 애큐온캐피탈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EQT파트너스는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를 매각한다.
한화생명은 애큐온캐피탈 전체 매각 대상 지분 96.06% 가운데 50.54%(1751만1066주)를 4400억 원에 취득한다. 나머지 지분은 센트로이드가 인수한다.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의 총 인수금액은 약 8700억 원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 인수대금을 단독으로 부담하면 재무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센트로이드와 애큐온캐피탈을 공동 인수하면서 한화생명이 실제 부담하는 인수대금은 4400억 원으로 줄었다. 이에 애큐온캐피탈 인수가 지급여력비율(K-ICS)에 미칠 부담도 시장에서 우려했던 것보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은 9월30일 한화투자증권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한화생명과 한화자산운용이 각각 2500억 원씩 모두 5천억 원을 출자하며 한화투자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한화 금융계열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던 한화투자증권의 자본시장 경쟁력을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관련 보도자료에서 “이번 투자는 보험을 넘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보험·증권·자산운용·여신금융을 아우르는 ‘한화금융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폭넓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종합금융’ 구상 자체는 한화생명이 이전부터 추진해 온 방향으로 평가된다.
▲ 한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는 ‘㈜한화→한화생명→다른 한화 금융계열사’로 이뤄졌다. 사진은 반기보고서를 도식화해 정리한 내용. <비즈니스포스트>
과거에는 김동원 부회장이 이끌어 온 글로벌사업, 특히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 등을 갖추며 종합금융 전략을 확대해왔다면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금융계열사 사이 연결과 시너지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한화 금융계열사들은 5개 금융계열사의 대표 브랜드를 ‘플러스(PLUS)’로 통합하며 공동 브랜딩도 본격화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 5개 금융계열사는 PLUS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 각 계열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하고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방향성을 내세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나온다. 생명보험 본업 성장성이 둔화한 가운데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리포트에서 한화생명이 생명보험사에서 ‘금융 그룹’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정준섭 연구원은 “인수합병(M&A)에 따른 금융 포트폴리오 확장이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캐피탈사 인수도 자본비율 하락 부담만 관리할 수 있다면 이익의 양(규모)과 질(안정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화생명과 금융 계열사들은 ‘플러스(PLUS)’라는 통합 브랜딩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9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마련된 한화금융 플러스(PLUS) 부스에 각 계열사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놓인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김동관 한화 수석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이 각각 승진했고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사장도 승진과 함께 독립경영에 나서며 각자 사업영역이 한층 선명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금융권에서는 한화 금융계열사들이 김동원 부회장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강화하며 종합금융그룹 청사진을 구체화하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김동원 부회장은 최고글로벌책임자로서 한화생명에서 해외사업과 신사업, 인수합병 등 굵직한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한화생명의 실적 발표 방식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한화생명은 올해 2월 발표한 2025년 결산부터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상단에 뒀다.
이는 이전까지 별도재무제표 중심으로 실적을 발표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해외사업 등 종속법인의 실적 비중이 커진 영향과 함께 금융계열사를 아우르는 연결 성과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려는 흐름으로도 읽힌다.
일각에서는 10~11월로 예상되는 한화생명 인사에도 주목한다.
올해 김동원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금융계열사를 묶는 흐름도 강화된 만큼 한화생명 내부에서도 김 부회장의 역할과 위상에 추가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인다.
김동원 부회장은 한화생명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2023년부터 최고글로벌책임자를 맡고 있다. 다만 한화생명 사내이사는 아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 금융계열사를 보면 보험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증권과 자산운용 계열사 등의 체급이 작고 캐피탈업 등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 영역을 키우면서 장기적으로 ‘한화금융’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금융지주 전환이나 계열분리 등은 관련 규제도 엄격하고 자본도 많이 필요해 빠르게 추진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